유물 주작으로 한국 해군, 학계가 개망신 당했던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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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 주작으로 한국 해군, 학계가 개망신 당했던 사건
1992년 8월
해군사관학교가 중심이 된 충무공 해전 유물 발굴단이 한산도 해역 해저에서 총통을 건져올렸다고 발표함
조사 결과 총통의 포신에는 "만력 병신년(1596) 6월 일 제조하여 올린 별황자총통(萬曆丙申六月日 造上 別黃字銃筒)"
"귀함(거북선)의 황자총통은 적선을 놀라게 하고 한 발을 쏘면 반드시 적선을 수장시킨다(龜艦黃字 驚敵船 一射敵船 必水葬)" 하는 글귀가 있었음.
즉 기록으로만 전해지고 실물은 전해지지 않는 이순신의 거북선의 존재를 증명하는 유물이었기에
학계는 물론 언론과 일반 대중들도 엄청난 주목을 하게 됨.
그리고 발굴된지 불과 17일만에 국보 274호로 지정
무령왕릉이나 천마총에서 발굴된 유물들도 신중한 조사와 검토끝에 3~5년이 지나서야 국보 지정됐던걸 감안하면 개빠르게
바꿔말하면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비정상적으로 성급하게 국보 지정한거임.
학계 일부에서 아직 정밀검증도 안 됐는데 너무 빠른거 아니냐는 비판을 했지만 여론 분위기에 묻혀버림
해군에서는 이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포신에 있는 글귀를 해군 슬로건으로까지 삼았으며
발굴단장인 황 모 대령은 훈장까지 받음
그렇게 4년이 지난 1996년
검찰이 조개 채취 허가와 관련된 뇌물 사건으로 수산업자 홍 모씨를 조사하던 도중
'황 대령에게도 돈 줬는데 그 사람이 발굴한 별함자총통 실은 가짜임' 이런 말을 듣게 됨
그래서 검찰이 황 대령 불러서 조사 시작했는데 뜬금없이 '해군의 명예가 있으니까 좀 덮어달라' 라는 말을 함
결국 검찰이 이 사건을 조사하게 되고 조사 결과 밝혀진 진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작
황 대령이 홍 모씨를 통해 골동품상 신 모씨와 접촉해서 총통을 구입
이걸 바다에 빠뜨리고 다시 건진 후 발굴한 것처럼 쌩쑈를 했다는 것.
황 대령뿐만 아니라 당시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장도 개입했다고 함.
(진상이 드러났을때는 이미 고인이 된 이후라 처벌받지 않음)
심지어 그 총통은 신 모씨가 직접 만든 총통이었다고 함. 조선시대 유물도 아니고 현대에 만든 것.
사실 조금만 자세히 따져보면 말이 안 되는게 한두가지가 아니었던게
1. 조선시대에는 '귀함'이라는 말 안 썼음. '귀선'이라고 했음.
2. 포를 '쏘다'라는 의미의 한자로 射가 새겨져 있었는데
이 역시 조선시대에는 활을 쏘다 라는 의미로만 쓰이는 한자였고 포를 쏠때는 放을 썼음.
3. 총통 성분 분석해보니 아연이 8%나 검출됐는데 아연은 열에 약하기 때문에
이걸로 진짜 포 쐈다가는 바로 녹아버렸을거라고 함.
즉 한문 고증 좀만 하고 기초적인 성분 조사만 했어도 바로 뽀록날 초보적인 조작극이었다는 것
실제로 당시에도 의심쩍게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으나 너무 속전속결로 국보 지정이 이루어지고
여론 분위기도 감히 태클걸 수가 없던 상황이라 걍 묻혀버림.
결국 해군과 문화재관리국은 개망신을 당했고 당연히 국보에서 해제. 현재 국보 274번은 결번 상태.
그리고 이 주작극을 주도한 황 대령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며 헬조선답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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